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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220
폴라로이드 220
오드리 스타일의 여자가 자신의 얼굴만한 카메라를 들고
카메라 잡는 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폴라로이드 사용 설명서의 일부
우연히 얻은 오래된 폴라로이드 사진기.  폴라로이드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 옛날 찍은 사진을 약 일 분정도의 시간 안에 즉석으로 인화해서 볼 수 있었기에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인화된 사진이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그건 분명히 신기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기다림이라는 아름다운 시간에 대해서 수준 낮은 생각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기다린 다는 것은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낭비하는 행위라고 한다.  그러나 그게 과연 낭비일까?  기다림은 시간의 흐름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해 준다.  우리가 어떤 일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일이 생각과 동시에 눈앞에 일어나게 된다면, 기다림의 미학은 느낄 수 없다.  행위가 있다면 행위에 대한 결과는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그 결과가 행위와 시간이 어울려 소중한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낡은 사진기는 아직도 잘 작동한다.  필름을 넣고 셔터를 누르면 1분 후에는 사진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외에 모든 동작은 다 수작업을 거쳐야 한다.  필름의 감도도 렌즈 아래쪽에 있는 둥근 톱니를 돌려서 맞춰야 하고, 피사체의 밝기도 지금 현재 밝은지 어두운지 사진기에게 알려줘야 한다.  심지어는 피사체가 지금 카메라에 가까이 있는지 혹은 멀리 있는지 조차 복잡한 기계 조작으로 설정을 해 준 다음에 비로소 셔터를 누를 수 있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사진 한 번 찍으려면 이렇게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작하는 시간이 일 분이 넘게 걸린다.  조작에 서투른 나는 처음에 제대로 설정을 잡기 까지 오 분정도나 걸렸다.  셔터를 누르면 곧바로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었지만, 결코 그 과정은 즉시로 되는 게 아니다.

오래된 폴라로이드는 이제 렌즈 앞의 주름만큼이나 할아버지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달력의 뜯어낸 종이의 흔적일 뿐, 사람과 같지 않아서 사진기는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일 분만에 사진을 뽑아 내 줄 것이다.  물론, 셔터를 누르기 까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린 후에.

2005.04.14
    
제목: 폴라로이드 220


사진가: * http://www.2sangbook.com

등록일: 2007-03-04 16:19
조회수: 4701 / 추천수: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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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먹는 정결   2008-01-23 19:35:39
아---- 폴라로이드 진짜 갖고 싶은뎅뎅뎅
박제우   2008-11-30 19:36:14
사진기 자체만으로도 매력있는 사진기죠.
디지털에 밀려 사업중단. 필름가격이 많이 올라 사용을 못하고 있어요. -.ㅠ
이러다가 롤필름도 없어지는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2008-12-01 11:29:01
예전에 e-book 이란 게 첨 선보였을때 곧 있으면 종이책은 없어질거라 그랬는데 여전히 있잖아요. 그리고 신문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보고. 제가 생각할 때 필름 사진기는 영원히 살아남을 발명품이 아닐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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