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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처럼 살다가
하늘에 구름이 간다.  누가, 어디로 가라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자기 마음대로 천천히 흘러간다.  사람들은 누구라도 혼자서 살지 못한다.  간혹 산 속에 틀어 박혀서 혼자 사는 사람이 있다고 텔레비전에 나오기도 한다.  신기한 인디언이라도 발견한 듯 기자는 희한한 질문을 한다.  혼자 사는 인디언은 물론 대답이 없다.  여럿이 함께 사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 살아간다.  하늘에 가는 구름도 바람이 부는 대로 따라서 간다.  줏대 없이, 자기 고집 전혀 없이 바람이 가자면 따라간다.  다시는 그 자리에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거 하나가 사람과 다르다.  사람은 자기가 간 길을 돌아온다.  다음 날이 되었든 일 년 후, 아니면 십 년 후가 되더라도 꼭 돌아온다.  시골에서 서울로 온 사람은 고향에 내려가고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운 누군가는 여자 친구에게서 대신 할 것을 찾는다.  하늘은, 구름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아무도 찾아가지 않고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도 않는다.  되돌아 갈 곳도 없고 오라고 하지도 않는다.  가라고 하는 이가 없으니 올 이유도 없는 게 당연하다.  구름은 천천히 흘러가면 그만이다.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바람도 그 자리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구름도 거기 돌아올 필요가 없다.  그저 천천히, 느리게, 자꾸만 자기를 바꿔가면서 하늘을 떠돌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 세상에 녹아버리는 거다.  나도 구름처럼 살다가, 구름처럼 나를 바꿔가면서 자유롭게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 세상에 녹아서 없어질 거다.

2006.11.4
    
제목: 구름처럼 살다가


사진가: * http://www.2sangbook.com

등록일: 2007-02-11 16:13
조회수: 2984 / 추천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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