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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가만 놔 둬!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남한의 현충원과 국회의사당을 방문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 광화문 한복판 세종로에서는 인공기를 찢으며 반공을 외치기도 했다.
철학이나 사상은 그 자체로 세상에 떠도는 공기 같은 것이다.
이 세상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니, 지금도 늘 궁금한 것의 질문들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항상 막히는 곳이 거기다.  마치 한강의 물줄기는 도대체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처럼 나는 늘 그 원초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서 생각하고 생각한다.

최근에 나는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허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철학은 허상이다.  우리 눈앞에서 떨어지는 가는 빗줄기 같은 것이다.  때로는 눈송이처럼 덧없이 손바닥에서 녹아버린다.  사상은 손바닥에서 증발해버린 눈을 결정체이다.

그러면 이 세상은 어떻게 굴러가는 것일까.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있으니 그 흐름을 따라서 되는대로 말 그대로 굴러온 것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엔 분명히 - 그게 어느 때였건 간에 - 철학이 있었고 사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만든 철학에 의해서 세상이 밀려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찌 보면 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은 그 당시의 세상에 대해서 특별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미디어가 발달하지 못했던 근대 이전의 세상은 쓰레기통처럼 혼란스럽거나 허전할 정도로 조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상이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철학이나 사상이나 모든 게 당시에는 미디어의 역할을 했다.  ‘칸트’가 살았던 시대에는 ‘칸트’가 세상을 요약했다.  ‘들뢰즈’ 때에는 또 ‘들뢰즈’가 그랬고 요즘은 ‘움베르토 에코’나 ‘노암 촘스키’, ‘하워드 진’ 같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복잡한 세상의 흐름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고 있다.  이 사람들은 참 중요하다.  TV나 신문은 그런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정말로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지 그 세상에 살고 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결혼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는 늘 흥미로워야한다.  그래야만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사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미디어가 사업이 아니라면 사회주의 국가의 그것처럼 매일 정책 방송만을 해댈 것이다.  그것보다는 낫겠지.

어쨌든 사람은 사람을 이용하려고 하고, 무시하려고 하고, 싸우려고 하고, 그 싸움에서 꼭 이기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유비나 광우, 장비, 재갈량 같이 대단한 영웅은 없어도 그럭저럭 세상은 굴러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그냥 그대로 놔두라는 것이다.  비틀즈의 노래처럼 ‘Let it be’하자는 것이다.  신세대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머리엔 화려한 염색을 하고 지하철에서 입을 맞추든 말든 그것은 세상의 철학이다.  그 자체가 이 세상의 철학의 한 챕터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십 년 전에 미니스커트의 유행이 있었지 않나?  자료 화면을 접하면 정말로 지금 봐도 신선할 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 때도 그것이 철학이었다.  머리를 기르고 무언가 저항하는 게 사상이었다.  그것을 바꾸려 한다면 그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신의 경계를 침범하려는 일이다.

이 세상 누구라도 세상을 어떻게든 바꾸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까지 아무리 유명했던 사람도 세상을 바꾸어놓지 못했다.  그저 무수히 많은 방을 가진 세상에 형광등 하나를 켰을 뿐!

어쩌면 바꾸지 않는 것이 오히려 세상을 바꿔가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철학이든 사상이든 대수가 아니다.  제발 바꾸지 말고, 화내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그 안에서 - 이 세상의 수영장 안에서 자유형이든 배영이든 개헤엄이든 뛰어들어 보는 게 무엇보다도 좋다.

2005.09.23
    
제목: 세상을 가만 놔 둬!


사진가: * http://www.2sangbook.com

등록일: 2007-02-11 16:12
조회수: 2496 / 추천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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