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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눈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온통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는 걸 보니, 여기가 지금껏 내가 알고 지내던 세계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창 바로 아래 차가 다니는 길이 있는데, 평소엔 한가하다.  오늘은 여기 차들이 꽉 막혀서 움직이지 않는다.  편리한 자가용들이 기차처럼 꼬리를 물고 늘어섰다.
대도시에서 눈은 환영받지 못한다.  몇년 만에 내리는 엄청난 폭설로 모든 길이 다 눈에 쌓이고 얼어붙었다.
벌써 수십 년 전에 사람이 달에 가서 골프를 쳤다.  아이폰이 나오고 조금 있으면 안드로이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즐길 때가 오는데 눈이 좀 내렸기로소니 사람 사는 도시가 이렇게 난장판이 될 수도 있는가 생각하니 무섭다.
자연은 모든 걸 똑같이 만든다.  산도 하얗게 길도 하얗게.  사람들 머리 위도 누구나 할 것 없이 하얗다.
대도시에 내리는 눈은 평화가 아니라 사악한 앙골모아 대왕이다.
월요일 아침 출근전쟁에 얼음판 도로, 신발 속으론 찬물이 스며든다.
그러나 눈은 희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하얀 눈은 계속 내린다.
오후들어 눈이 그쳤다.  눈이 더 내리면 좋겠다.  모든 걸 다 덮을 정도로.  쓸고 닦고 밀어내도 안될정도로 많이 오면 좋겠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눈이 되면 좋겠다.
    
제목: 성스러운 눈


사진가: * http://www.2sangbook.com

등록일: 2010-01-04 18:07
조회수: 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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