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
HOME   map   FAQ   schedule   who is Mr.Y?   twitter   facebook   seedschool
   

제목: 불확정 시대에서 주장이 있는 글쓰기


글쓴이: * http://www.2sangbook.com

등록일: 2008-11-26 13:34
조회수: 2351 / 추천수: 21


R0015482_20081126_gx100.jpg (75.4 KB)
R0015483_20081126_gx100.jpg (69.8 KB)

More files(2)...
 
일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잡지 '작은책' 발행인이자 편집인 안건모님.
그래서인지 언제 봐도 노동자같은 느낌이 풍깁니다.
오늘은 안건모님이 쓰는 책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에 사인도 받았습니다.
은평시민넷에서 마련한 글쓰기 강좌.  오늘이 네 번째 시간입니다.  강사는 첫째 시간에 오셨던 안건모님입니다.  역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 편집일을 주로 하셔서인지 글쓰기, 문장쓰기, 단어쓰기 할 때 조심해야 할 것들을 짚어주셨습니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글 한편을 쓰는데 가장 핵심이 바로 단어를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까 어쩌면 오늘 들었던 내용이 제일 알짜배기 같은 겁니다.

우리는 오래 전 부터 전쟁과 침략을 반복하는 역사를 살았습니다.  한글을 쓰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복종하는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은 평생 남들 위에 앉아서 살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걸 전통으로 알고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고 근대에 들어서면서 외국인들에게 침략을 당하면서는 더욱 위축된 국민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대한제국 몰락,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사 독재...  속임수 없이 국민들이 자유롭게 대통령을 뽑기 시작한 것도 생각해보면 불과 얼마 전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일부 힘있는 분들은 자기들이 조선시대 양반들, 사대부들, 벼슬하는 분들인 것 처럼 행동합니다.  그런 사회 현상은 그대로 우리 삶에 알게 모르게 스몄습니다.  

이런 시대에 자기 주장이 살아있는 글을 쓰는 건 어렵습니다.  지금은 '주장'이 없는 시대 입니다.  '불확정'시대 입니다.  아무것도 진실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거짓이라는 것도 개념이 애매합니다.  확실한 권선징악 시대는 막을 내렸고 문학, 예술,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우리가 매일 접하는 모든 것에서 '나쁜남자'신드룸이 있다고 할 정도로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이 모호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때 누군가 김민기씨 노래 가사 처럼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 할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자연히 글을 쓰는 것에도 자기 의견이 별로 없습니다.  수동태 글이 넘쳐납니다.

오늘 안건모님이 예로 드셨던 문장 '전두환 정권은 독재라고 보여진다.'  에서 처럼 '보여진다.'  라는 말이 좋은 보기 입니다.  자기 생각이나 주장은 뒤로 감추고 그저 '그렇게 보여진다.' 라고 쓰는 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입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왕따 당하기 싫어서 입니다.  혹은 사람들이 그를 왕따 시키기 때문입니다.  위 문장을 '전두환 정권은 독재다.'  라고 바꾼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전두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글 쓴 사람에게 항의를 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글에 자기 주장을 쓰기 두려운 겁니다.

다른 이유는, 뭐가 맞고 뭐가 그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까지 '지구는 둥글다.'  라는 말은 명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자들이 지구가 약간 타원형이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그러니까 지구는 둥글다고 하면 틀린 말이 됩니다.  지구는 약간 찌그러졌으니까요.  이렇게 자연과학에 속하는 문장도 참과 거짓이 애매하고 갑자기 관계가 뒤바뀔수 있는데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겪는 다른 일들은 더 심하겠지요.  자기가 '결혼 예물은 다이아몬드가 최고다.'  라고 생각하더라도 그렇게 말하거나 인터넷에 글을 쓰면 당장 다른 사람들이 반대하는 덧글을 씁니다.  그래서 문장을 슬쩍 바꿉니다.  '결혼 예물은 다이아몬드가 최고라고 합니다.'  이 문장은 자기 생각이 아닙니다.  앞 문장과는 확실히 다른 말 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시대일 수록 자기 주장이 필요하고 자기 생각이 필요합니다.  오늘 강의 핵심이 바로 그겁니다.  언제나 솔직하고 가치관이 뚜렸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면 그게 자기 말로 나타나고 글로 나타납니다.  생활 전체에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런 사람들이 다들 작가이고 기자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의견은 님에게 큰 보탬이 됩니다.
보안코드 입력
스팸글 방지를 위해 보안코드를 필요로 합니다.
위 그림에 보이는 글자를 아래 칸에 입력하세요.

 
이름(별명)    비밀번호   
스팸방지코드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새로고침

△ 이전글: 이번엔 다스베이다 출현!!!
▽ 다음글: 박준희 콘서트 실황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enFree


copyright 이상한나라의헌책방 2007.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82-27_2F :: master@2sangbook.com
-느림-바람-희망-자유-마음-생명-평등-평화-호흡-날개-나무-우리-